기적을 만들어낼 힘을 가진 후보 추미애 - 2021.09.02 강미숙님 페북
나는 왜 추미애인가
조국 전 장관님도 그렇고 저도 그렇고, 그렇게 혐오의 대상으로 만들고 고립시켜서 개혁을 꿈꾸는 시민들과 연대하지 못하도록 하겠다는 거지요. 그러나 그들의 계획은 실패할 것입니다. 시민들은 현명하고 위대하니까요.
저도 (한나) 아렌트의 정치사상과 통찰에서 많은 깨우침을 얻어요. 무엇보다도 사유하지 않으면 언제나 악이 창궐할 수 있다는 경고를 새기며 정치인은 어떻게 살아가야 하는지 생각해봅니다. 당장의 현실을 위한 프로그램을 제시하는 수준을 넘어서 ‘사유하는 정치’로의 질적 전환을 모색해야 한다고 봐요. 권력과 언론이 대중의 의식을 조작해서 만드는 다중 파시즘을 경계하고 그것을 막아내는 것도 사유의 힘에서 나오지 않겠습니까.
그러니 정치가 ‘사고의 근력’을 갖춰야 하는 거지요. 정치를 단순화하고 깊은 사유를 비현실적인 것으로 만드는 것도 정치의 질을 떨어뜨리는 기득권 카르텔의 전략이라고 봅니다. 정치가 ‘생각하기 시작하면’ 자기들이 불리해질 테니까요.
우리 사회에 만연한, 누군가를 혐오의 대상으로 낙인찍어 고립시키는 풍토도 경계해야 합니다. 언론이 선정주의로 사람들을 몰아가고 그런 잣대로 판단하게 하는 걸 멈추게 하고 뛰어넘게 하는 것, 그게 정치가 해야 할 중요한 역할 가운데 하나라고 생각해요.
-추미애, <추미애의 깃발> p.378
알면 알수록 매력이 더해지는 사람이 있습니다. 추미애 후보가 민주당 역사상 유일하게 임기를 마친 당대표로서 일할 때 참 깔끔하고 전략적으로 일한다고 생각했습니다. 하지만 그때까지 그녀를 대통령감으로 생각하지는 않았지요. 5선에 당대표까지 훌륭하게 해냈음에도 여전히 촛불시민들에게 과거의 일로 미진함이 남아있으니 좀더 시간이 필요하지 않겠는가 생각했습니다.
그때만 해도 민주개혁진영에 차기 대통령감은 차고 넘쳤습니다. 박원순, 김경수, 이낙연, 이재명... 아, 노회찬도 있었지요. 이 중에 누가 되어도 좋겠다고 생각했었습니다. 그런데 어찌 되었나요. 박원순은 진실여부와 관계없이 미래의 조국처럼 자신도 사냥감이 될 거라고 예감하고 어이없이 우리 곁을 떠났습니다. 김경수 지사도 짜여진 각본대로 영어의 몸이 되었고요. 저들의 미친 칼부림에 다 잃고 두분의 후보가 살아남았네요. 사실 그때까지는 추미애를 차기 대통령으로 생각하지 못했습니다.
전 추미애 후보가 장관직을 수락할 때 다시 보고 두 차례 수사지휘할 때 또 다시 보았습니다. 그리고 어금니를 물고 장관직에서 내려올 때 민주당의 차기 대통령은 추미애가 되어야 한다는 확신을 가졌습니다. 정치공학적인 접근에 익숙하지 않은 저의 이유는 단순합니다.
늘 눈앞의 이익에 매몰되어 대의를 그르치는 민주당 그 어떤 정치인들보다 항상 원칙에서 생각할 줄 알고 자신을 필요로 하는 곳이라면 기꺼이 불쏘시개로 쓰일 준비가 되어있으며 싸움을 할 줄 아는, 게다가 이기는 방법을 아는 보기 드문 정치인이라고 생각했기 때문입니다. 그리고 <추미애의 깃발>을 읽으며 그가 얼마나 폭넓고 깊은 사유의 힘을 갖고 있는지도 보았습니다.
많은 촛불시민들은 문재인대통령이 보여주는 외교적 성과에 열광합니다. 이번 아프간 조력자들을 안전하게 데려올 수 있었던 것도 외교라인과 정보라인을 풀가동하는 전폭적인 지원이 있었기에 가능한 일이었겠지요. 하지만 최고 권력자로서 내식구들이 다 죽어나가는데 언제까지 절차적 정당성만 따지고 있겠는가 답답해하시지 않습니까. 그래서 다음 대통령은 눈만 꿈벅꿈벅하지 않는 사람을 앉혀야 한다고 생각하지 않나요. 때로는 힘으로 개입하고 대통령의 권한으로 화끈하게 밀어부칠 수 있는 저돌적인 에너지를 가진 대통령 말입니다.
그런데요, 죽고 못살던 연인이 결혼해서 살다가 헤어질 때 많은 경우, 죽고 못살았던 그 매력 때문인 경우가 많습니다. 늘 의견을 물어봐주고 배려해주는 부드러움에 반한 사람은 매사 귀찮게 일일이 물어보고 리드하지 않는다고 답답해하죠. 정치지도자도 마찬가지인 것 같습니다. 노무현은 알아서 할 것이지 일일이 물어본다고 귀찮다 했고 문재인은 모범생 컴플렉스가 있다고 비판합니다. 누가 그러더군요. 다음 대통령은 꿈벅꿈벅이 아니라 팔딱팔딱이었으면 좋겠다고요. 근데 정말 그럴까요?
한국사회는 너무나 오랫동안 원칙이 제대로 지켜지지 않은 나라였습니다. 반칙과 특권이 당연한 것이 되었고 지위고하를 막론하고 공적이든 사적이든 편법과 탈법에도 무디어졌습니다. 양궁협회처럼 지원은 충분하게, 부담은 최소한으로, 협회는 오직 선수를 위해 존재한다는 마인드로 임해온 것을 칭송하면서도 돌아서서는 더 빨리, 더러 법규를 위반하더라도 지름길로 갈수 있는 방법을 요구하는 것은 아닐까요.
하지만 급할수록 돌아가고 바쁠수록 한텀 쉬어가야 한다는 걸 우린 잘 압니다. 어떤 경우에도 진실된 것만이 저력을 발휘할 수 있다는 것도요. 그래서 장기적으로 이기려면 어떤 경우에도 원칙이 굳건한 전략이어야 합니다. ‘후회는 살아있는 사람의 지옥이며 할 수 있을 때 최선을 다해야 한다’는 것을 행동으로 보여주는 사람이어야 합니다. 사유하는 정치. 사고의 근력을 갖춘 정치. 저는 아직 정치를 이토록 매력적으로 정의하는 정치인을 본 적이 없는 것 같습니다. 복잡하게 말하지 않고 근엄하게 말하지 않고도 자신의 정치철학을 말하고 행동으로 증명할 수 있어야지요.
당대표로서 쿠데타음모를 현명한 방법으로 사전에 저지시키고 2017년 대선을 당중심으로 굳건히 치러낸 리더십과 통찰력, 사방으로 포위된 상태에서 아군의 엄호도 없이 맨몸으로 기득권카르텔에 맞서 검찰총장의 권력남용에 민주적 통제라는 전범을 세운 전투력과 과단성, 그래서 저는 추미애 후보를 지지합니다. 그는 편법을 쓰지 않고도 할 수 있다는, 이길 수 있다는 것을 증명해 보였습니다.
많은 분들이 추미애 좋은데 힘이 받쳐주지 않잖아, 본선 경쟁력 있겠어? 하십니다. 하지만 경선후보들을 지켜보면 볼수록 점점 명확해집니다. 추미애만큼 적진에 의해 검증이 끝난 사람 있습니까? 법무부 장관 청문회에서, 이후 정치검찰과의 전쟁에서 탈탈 털리고 이미 클리어해진 후보입니다.
무슨 일을 맡겨도 불안하지 않습니다. 저 사람이 나중에 딴소리하지 않을까 의심하지 않아도 되고 저 사람이 버럭 무슨 사고를 칠까 불안해하지 않아도 됩니다. 누구보다 냉철하고 누구보다 지성적이며 누구보다 사람의 가치를 최우선에 놓을 줄 아는 정치가입니다. 냉혹함과 부드러움을 동시에 가지고 있는 추미애 후보에게서 노무현의 저돌적인 정직함과 문재인의 단호한 부드러움을 봅니다.
마키아벨리도 인간은 두려워하는 사람보다 사랑하는 사람을 해치는 일에 덜 주저한다고 했습니다. 그러나 추미애는 조국장관의 사냥이 끝난 후 누구도 나서지 않을 때 5선에 당대표까지 하고서도 기꺼이 섶을 지고 적진으로 들어가는 역할을 떠안았고 그 소임을 훌륭하게 해냈습니다. 착하게 굴지 않는 법도 알았고 악덕으로 보이는 것을 마다하지도 않았습니다. 사랑하는 사람들을 지키기 위해서였지요. 만약 자신의 정치적 생명을 우선했다면, 정무적 판단을 우선시했다면 할 수 없었을 일입니다.
그래서 저는 추미애입니다. 노무현이 파란을 일으켰듯 추미애도 기적을 만들어낼 힘이 있다고 믿습니다. 받쳐주는 힘이 부족해 보인다고 지레 차선을 선택하지 않는다면 말입니다. 경선은 될 성부른 사람 이전에 되어야 할 사람이 누구인지 원칙에 따른 선택이 되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산업사회에서 생태주의 사회로 패러다임의 전환이라는 시대적 과제를 선명하게 인식하는 사람, 사유하는 정치, 사고의 근력을 갖추고 개혁정치의 연속성을 확보하는 정치를 해나갈 사람. 김대중의 원칙있는 타협, 노무현의 승부사적 기질, 문재인의 공감과 포용력 이 모든 것을 갖춘 후보.
그래서 저는 추미애입니다.
페북링크 : https://www.facebook.com/kpapirus/posts/8639438208939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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